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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 부르고 '볼하트'까지 '재계 퍼스트 레이디'로 떠오른 이부진

국내에서 가장 부유한 여성 경영인으로 꼽히는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의 소탈한 이미지가 주목을 끌고 있다. ‘리틀 이건희’라 불릴 정도로 카리스마가 부각됐지만 최근 상인들과 함께 격의 없이 노래를 부르는 등 친근한 이미지로 다가가고 있다. 호텔신라 경영뿐 아니라 한국관광 활성화와 차세대 여성 인재 양성에도 발 벗고 나서는 등 ‘재계의 퍼스트 레이디’로 각광받고 있다.‘사랑으로’ 부르고, 여대생과 ‘볼하트’ 22일 재계에 따르면 이부진 사장이 최근 경영 외적으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특히 자영업자, 여대생, 외국인 관광객들과 두루 소통하는 모습으로 시선을 끌고 있다. 이달 초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열창하는 이부진’이 화제가 됐다. 이 사장의 노래 부르는 모습이 대중에게 처음으로 공개된 것이다. 제주신라호텔에서 열린 ‘맛제주 10주년 기념행사’에 참석한 그는 단상에 올라 마이크를 잡고 해바라기의 ‘사랑으로’를 열창했다. 흔치 않은 재벌가의 노래를 부르는 모습에 행사 참석자들은 노래를 따라 부르거나 박수를 치는 등 열렬한 호응을 보냈다. 노래하는 영상이 공개되자 “노래까지 잘 한다”, “선곡까지 품격이 느껴진다”는 네티즌의 반응이 쏟아졌다. 올해로 10주년을 맞은 ‘맛있는 제주만들기 프로젝트’는 호텔신라가 제주의 음식문화 경쟁력을 강화하고 영세 자영업자들에게 재기의 발판을 지원하는 취지의 상생 프로그램이다. 이날 이 사장은 식당주에게 제주신라호텔 숙박권과 한우 선물세트, 순금 5돈 등을 전달하기도 했다. 이 사장은 '삼성가의 장녀 바통'을 이어받으며 차세대 여성 지도자 육성에 앞장서고 있다. 지난해부터 고모인 고 이인희 한솔그룹 고문의 자리를 물려받아 두을장학재단 이사장직을 맡았다. 이사장에 오른 그는 바로 사비 10억원을 재단에 기부하기도 했다. 지난 1월 ‘2024 장학증서 수여식’에 등장한 그는 신규 장학생인 여대생들과 ‘볼하트’ 포즈를 취하며 기념 촬영을 하기도 했다. 여대생들의 선망의 대상이기도 한 그는 개인 사진 촬영 요청에도 일일이 응하며 잊을 수 없는 추억을 선물하기도 했다. 두을장학재단은 2020년부터 매년 대학 1학년 여대생을 선발해 2학년부터 졸업할 때까지 등록금 전액과 자기 계발비를 지급하고 있다. 이 사장은 “사회 각 분야에서 국제적 사고와 능력을 갖춘 전문인, 봉사와 나눔을 실천하는 윤리인을 적극적으로 발굴해 21세기를 주도해 나갈 '차세대 여성지도자 육성'에 앞장서고자 한다”며 “장학생들이 더 큰 세상을 만들어갈 수 있도록 두을장학재단도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 사장은 지난해 한국방문의해위원회의 위원장을 맡아 ‘한국관광’ 확대를 위해서 발 벗고 나서고 있다. 그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 박삼구 전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에 이어 3대 위원장으로 선택됐다. 최초의 여성 위원장으로 선임된 그는 2027년 외래 관광객 ‘3000만명 시대’를 위해 뛰고 있다. 올해 초 ‘2024 코리아그랜드세일’ 개막식에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과 함께 모습을 드러낸 그는 외국인 관광객에게도 격의 없이 다가가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재계 관계자는 “이부진 사장은 앞에 나서고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 편”이라며 “하지만 지난해부터 대외활동을 늘어나면서 이재용 회장의 '부산 깡통시장 밈'처럼 화제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상속세 여전히 부담, 면세점 실적 관건 2011년부터 본격적으로 호텔신라 지휘봉을 잡은 뒤 책임경영을 몸소 실천하고 있다. 그는 삼성 총수일가 중 유일한 등기임원으로 호텔신라의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을 겸하고 있다. 12조원에 달하는 천문학적인 삼성일가의 상속세는 여전히 부담으로 다가온다. 올해 상속세 납부를 위해 이 사장은 삼성SDS의 151만1584주 모두 블록딜 형식으로 매각하기도 했다. 이 사장은 삼성생명 지분이 5.76%로 가장 많고, 삼성전자 지분도 0.89% 보유하고 있다. 자신이 이끌고 있는 호텔신라 지분이 전무한 것도 특징이다. 지분이 없기 때문에 삼성그룹으로부터 호텔신라의 계열 분리는 아직까지 염두에 두고 있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이 사장이 지휘봉을 잡은 뒤 호텔신라 사업은 점차 확대되고 있다. 베르나르 아르노 루이비통모에헤네시 그룹 회장을 직접 만나 공항면세점 최초로 루이비통을 입점시킨 일화는 유명하다. 또 HDC와 손을 잡고 면세점 사업에 성공적으로 뛰어든 성과도 인정받고 있다. 호텔신라는 지난해 3조5685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2010년 1조4500억원 수준의 매출이 이 사장의 부임 이후 큰 폭으로 뛴 셈이다. 면세 분야에서 중국 단체관광의 활성화되지 않아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2023년 영업이익이 912억원으로 전년 대비 16.4%가 증가했다. 2019년 면세점의 호황 등으로 매출 5조7000억원을 기록했던 호텔신라는 코로나19 팬데믹 직격탄을 맞은 뒤 서서히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인천공항 면세점이 2분기 연속 흑자를 기록하는 긍정적인 분위기를 만들고 있다. 호텔신라 관계자는 “호텔·레저 사업은 꾸준히 확대되고 있다”며 “면세 부문도 완만한 회복 추세이기 때문에 중국 단체관광이 활성화되면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돌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 2024.02.23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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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 '외국인도 기업총수 지정'...쿠팡 김범석은 예외 유력

앞으로 기업집단을 사실상 지배하는 총수가 있다면 외국인이라도 동일인으로 지정할 수 있게 됐다. 하지만 제도 개선 논의에 불을 지폈던 쿠팡 김범석 의장의 경우 특정 ‘예외 조건’을 충족시켜 동일인 지정을 피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공정거래위원회는 27일 기업집단 지정 시 동일인을 판단하는 기준을 정한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시행령' 개정안을 입법예고 한다고 밝혔다. 동일인은 기업집단의 범위와 대기업 규제 적용 대상을 결정하는 기준점이다. 공정위는 동일인이 사실상 지배하는 회사들을 하나의 기업집단으로 묶어 관리·감시한다.현행 공정거래법에는 동일인의 정의를 따로 명시한 조항은 없지만 공정위는 '실질적인 지배력'을 기준으로 동일인을 지정해왔다. 제도 개정 논의가 본격화한 것은 2021년 쿠팡이 자산 5조원 이상의 공시대상기업집단으로 지정되면서다.당시 공정위는 외국인을 동일인으로 지정할 수 있는지에 관한 규정이 없다는 '제도적 미비'를 이유로 한국계 미국인인 김범석 의장 대신 쿠팡 법인을 동일인으로 지정했는데, 국내 기업인과의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지적이 일었다. 공정위는 이를 계기로 제도 개선 작업에 착수, 국적 차별 없이 적용되는 동일인 판단 기준을 마련했다.우선 기업집단을 사실상 지배하는 자연인을 그 기업집단에 동일인으로 보는 동일인 판단의 일반 원칙은 그대로 유지된다.'사실상 지배하는 자연인'에 대한 판단은 기업집단 최상단회사의 최다출자자, 기업집단의 최고직위자, 기업집단의 경영에 지배적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자, 내·외부적으로 기업집단을 대표해 활동하는 자, 동일인 승계 방침에 따라 기업집단의 동일인으로 결정된 자 등 5가지 기준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내린다.동일인 지정을 피할 수 있는 '예외 조항'도 마련됐다. 동일인을 자연인으로 보든 법인으로 보든 기업집단의 범위가 동일하고, 기업집단을 사실상 지배하는 자연인이 최상단 회사를 제외한 국내 계열회사에 출자하지 않으며, 해당 자연인의 친족이 국내 계열회사에 출자하거나 임원으로 재직하는 등 경영에 참여하지 않고, 자연인 및 친족과 국내 계열사 간 채무 보증이나 자금 대차가 없다는 조항이다.이 4가지 조건을 모두 충족한다면 기업집단을 사실상 지배하는 자연인이 있더라도 법인을 동일인으로 지정할 수 있도록 했다.반대로 4가지 조건 중 하나라도 충족하지 못하는 경우에는 외국인이더라도 자연인을 동일인으로 지정할 수 있다고 규정했다.개정안이 그대로 시행된다면 제도 개선 논의의 시발점이 됐던 쿠팡과 김범석 의장은 동일인 지정을 피할 것으로 관측된다. 기업집단 쿠팡을 사실상 지배하는 자연인에 해당하지만 동일인 지정의 예외 조항 4가지를 모두 충족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김 의장은 현재 최상단 회사인 쿠팡Inc를 제외한 국내 계열사에 지분을 가지고 있지 않다. 김 의장의 동생 부부가 쿠팡 계열회사에 재직하고 있지만 공정거래법상 임원에 해당하는 직급이 아니라 예외 조항에 어긋나지 않는다.김 의장 동생 부부는 쿠팡Inc 주식 24만주가량을 보유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쿠팡Inc는 미국 시장에 상장된 미국 법인이라 '국내 계열회사 출자'를 금지한 조항도 충족한다.다만 알려지지 않은 자금 대차나 지분 보유 현황이 향후 드러날 가능성도 열려있는 만큼, 쿠팡 김범석 의장의 동일인 지정 여부를 예단하기는 어렵다는 게 공정위의 입장이다.한기정 공정거래위원장은 "쿠팡에 대해서는 새롭게 확인해야 할 사실관계가 여러 가지 있다"며 "현재로서는 쿠팡의 동일인이 누가 될지 판단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 2023.12.27 14:52
산업

롯데 신동빈, 유일한 프로야구 2곳 구단주...이승엽·이대호와 남다른 인연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재계 총수 중 유일하게 프로야구단 2곳의 구단주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한국 선수들의 일본 프로야구 진출도 적극적으로 돕는 등 야구에 대한 애정이 남다르다. 신동빈 회장은 한국 야구를 대표하는 ‘거포’ 이승엽, 김태균, 이대호와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 그는 1995년 일본 지바 롯데마린즈 대표이사 겸 구단주 대행을 역임하다 2020년부터 구단주를 맡고 있다. 또 한국 롯데자이언츠의 구단주이기도 하다.신 회장은 ‘라이언킹’ 이승엽의 일본 진출을 적극적으로 도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승엽은 일본에 진출하면서 2004~2005년 2년간 롯데 마린스에서 활약했다. 특히 2005시즌은 정규리그 30홈런과 함께 일본시리즈 우승에 결정적인 공헌을 했다. 롯데 관계자는 “2004년 당시에는 한국 선수들의 일본 진출 초창기라 시스템이 마련되지 않아 이적에 어려움이 많았다고 한다”며 “신동빈 회장이 일본에서 협상 과정에서 에이전시를 소개해주는 등 많은 도움을 준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신 회장은 이승엽의 영입을 지시했고, 롯데마린즈는 2005년 우승이라는 최고의 성과를 거뒀다. 이어 김태균도 2010년과 2011년 롯데마린즈에서 뛰면서 빼어난 활약을 펼쳤다. 2010년 타점왕을 차지했고, 김태균은 그해 팀의 일본시리즈 우승을 이끌었다. 롯데 자이언츠에서는 신 회장의 결단으로 사상 첫 외국인 감독을 선임하며 다시 주목을 끌었다. 제리 로이스터 감독은 하위권에 머물렀던 롯데의 돌풍을 주도하며 ‘부산 야구의 봄’을 다시 불러일으킨 바 있다. 최근에는 ‘우승 청부사’ 김태형 감독을 데려오면서 새로운 기대감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조선의 4번타자’ 이대호와의 인연이 가장 주목을 끌었다. 구단주로서 직접 롯데의 프랜차이즈 스타인 이대호의 은퇴식을 처음부터 끝까지 챙기며 깊은 애정을 드러냈다. 특히 신 회장이 은퇴 선물로 준비한 ‘10번 반지’도 화제가 됐다. 당초 이대호의 반지만 준비했는데 신 회장이 ‘커플 반지’가 좋겠다고 의견을 내서 추가 제작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대호가 ‘반지 선물’에 본인이 직접 쓰던 1루수 미트를 신 회장에게 전달했는데 아이처럼 좋아하는 구단주의 모습이 포착돼 눈길을 끌기도 했다. 신 회장은 이대호가 은퇴사에서 “앞으로 더 과감하게 지원해주시고, 특히 성장하는 후배 선수가 팀을 떠나지 않고 잘 성장하게 보살펴달라”고 당부하자 통 크게 화답하기도 했다. 롯데지주는 롯데 자이언츠의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지난해 190억원 유상증자에 의결했다. 넉넉해진 ‘실탄’으로 롯데는 박세웅, 노진혁, 유강남과 대형 계약을 할 수 있었다. 신 회장으로선 유통 라이벌 SSG랜더스의 구단주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는 입장이다. 구단과 스킨십을 높이기 위해 그는 올해 통 큰 선물을 전달하기도 했다. 지난 4~5월 15년 만에 구단 최다 연승인 9연승을 달리자 3800만원 상당의 선물을 선수들에게 안겼다. 롯데 구단은 “신동빈 구단주가 1군 코치진, 선수단, 트레이너, 통역, 훈련 보조 요원 등 총 54명에게 고급 드라이어 혹은 헤드셋을 선물했다”고 말했다. 선수 개개인에게 편지를 남기기도 했다. 그는 “지금처럼 '하나의 힘'에 대한 믿음과 자신감으로 후회 없이 던지고, 치고 또 달려주십시오. 끝까지 응원하고 지원하겠습니다”라는 내용의 편지를 보냈다.지속적인 혁신을 강조하고 있는 신 회장은 젊은 선수들이 좋은 활약을 펼치는 롯데 자이언츠의 시스템을 사장단회의에서 언급하기도 했다. 신 회장은 지난 7월 하반기 사장단회의에서 롯데 자이언츠의 사례를 강조하면서 “조직문화 혁신과 공정한 인사를 하라”고 경영진에게 주문했다. 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 2023.11.27 06:50
경제일반

공매도 전면 금지 왜 했나보니 외국인 누적 100조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이 내년 상반기 말까지 증시에 상장된 모든 종목의 공매도가 전면 금지된 가운데 올해 들어 외국인의 공매도 거래액이 100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집계됐다. 개인은 2조6000억여원에 불과했다.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1월 2일부터 이달 2일까지 외국인의 공매도 누적 거래액은 107조6300억원이다. 시장별로 유가증권시장의 외국인 누적 거래액은 74조1720억원, 코스닥시장은 33조4584억원이었다.같은 기간 기관과 개인의 국내 증시 공매도 누적 거래액은 각각 48조2260억원, 2조6676억원이었다.이에 따라 외국인이 전체 공매도 누적 거래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67.9%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와 비교해 2.4%포인트 감소한 규모다.지난해의 경우 같은 기간 외국인의 공매도 누적 거래액은 86조4770억원으로, 전체에서 70.3%를 차지했다. 이 기간 기관과 개인은 각각 33조6283억원, 2조8670억원을 기록했다.이와 함께 올해 들어 외국인의 공매도 잔고 대량 보유자 공시는 6만362건으로 나타났다. 전체 6만1천253건 가운데 외국인이 98.5%를 차지했다. 이 중 가장 많은 공시를 한 곳은 메릴린치 인터내셔날로, 1만8257건으로 집계됐다. 이어 모간스탠리 인터내셔날 피엘씨(1만5535건), 골드만삭스 인터내셔널(1만76건), 바클레이즈 캐피탈 증권회사(8136건) 등이 뒤따랐다.국내 금융사 중에서는 메리츠 증권이 303건으로 가장 많았지만,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0.49%에 그쳤다. 국내 증시에서 공매도 투자자나 그 대리인은 공매도 잔고가 해당 종목 상장주식 총수의 0.5% 이상이 되면 이를 공시해야 한다. 비중이 0.5% 미만이라도 공매도 금액이 10억원이 넘으면 공시 대상이다.정부는 지난 5일 임시금융위원회를 열고 '증권시장 공매도 금지조치'안을 의결했다. 공매도는 주가가 하락할 것을 예상, 갖고 있지 않은 주식을 빌려서 팔았다가 주가가 내려가면 싸게 사서 갚아 이익을 내는 투자 기법이다.공매도 전면 금지 조치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와 2011년 유럽 재정위기, 2020년 코로나19 위기에 이어 네 번째다. 서지영 기자 seojy@edaily.co.kr 2023.11.06 09:57
산업

쿠팡 상호출자제한기업 전환, 총수 지정 면해

미국 국적의 쿠팡Inc 이사회 김범석 의장이 올해도 공시 의무 등이 부과되는 대규모기업집단 동일인(총수) 지정을 피했다.공정거래위원회는 공시대상기업집단인 쿠팡을 내달 1일부로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으로 전환한다고 25일 밝혔다. 작년 말 기준 쿠팡의 자산이 11조1000억원으로 10조원을 넘긴 데 따른 것이다. 그러나 공정위는 쿠팡의 동일인은 김범석 쿠팡 의장이 아닌 쿠팡㈜으로 유지했다.한기정 공정거래위원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제도적 미비로 외국인 동일인 지정에 관한 관련 규정이 없는 상황"이라며 "쿠팡은 김범석을 동일인으로 지정하는 데 반발하고 있고 별도 기준 없이 동일인으로 지정하면 주가 하락 등을 이유로 투자자-국가 간 소송(ISD)을 청구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현행 제도의 미비점, 통상 마찰 우려 등을 고려해 김 의장을 동일인으로 지정하지 않았다는 뜻이다. 한 위원장은 "쿠팡은 국내에 김범석의 개인 회사, 친족 회사가 없어 동일인을 김범석으로 지정하든 쿠팡㈜로 지정하든 규제 효과는 크지 않다"고 덧붙였다.공정위는 2021년 쿠팡이 처음 대기업집단에 진입했을 때도 '현행 제도의 미비점' 등을 들어 김 의장을 동일인으로 지정하지 않았다. 당시 김 의장이 국내 쿠팡 계열사를 지배하는 것이 명백한 데도 국적 때문에 총수의 의무를 면하는 것은 국내 기업과의 형평에 어긋난다는 지적이 일었다. 같은 논란은 지난해 4월 대기업집단 지정 때도 반복됐다.공정위는 이에 작년 하반기 외국인 총수 지정 근거 및 기준을 마련하는 공정거래법 시행령 개정을 추진했으나, 산업통상자원부, 외교부, 기획재정부 등 관계부처가 미국과의 통상 마찰 우려 등을 제기하며 추가 협의를 요청해 무산됐다.사우디아라비아 아람코의 자회사가 최대 주주인 에쓰오일, 미국계 제너럴모터스 그룹의 한국지엠 등 외국계 기업집단이 총수 없는 동일인으로 지정된 상황에서 쿠팡만 자연인을 동일인으로 지정하면 자유무역협정(FTA) 최혜국 대우 조항 위반이 될 수 있다는 취지였다.공정위는 아직 통상 우려를 잠재울 만한 마땅한 결론을 도출하지 못한 상태다. 산업부는 작년 말 '공정거래법 시행령이 국제 통상 규범에 합치되는 방향으로 개정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을 전달했고, 공정위가 이를 토대로 올해 1월 제시한 수정협의안에 대해서도 '여전히 통상 마찰 우려가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한다.결국 올해까지 3년째 '제도 미비'를 언급하며 이도 저도 못 하는 상황이 연출됐다.공정위는 "한국계 외국인이 지배하는 기업집단이 등장했고 외국 국적의 동일인 2세 등이 다수 존재하는 것으로 확인돼 외국인 동일인 지정기준 마련이 필요하다"며 "다만 통상 마찰 가능성을 최소화하기 위해 산업통상자원부 등 관계부처와 충분히 협의해 공정거래법 시행령 개정을 추진하겠다"고 거듭 밝혔다.그러나 구체적인 시행령 개정 목표 시기는 제시하지 않았다.공정위는 '기업집단을 사실상 지배하는 자연인이 있더라도 특정한 경우에는 회사를 동일인으로 본다'는 식의 규정을 마련해 내·외국인에 함께 적용하는 방안을 고려 중이다. 다만 이우현 OCI 부회장은 쿠팡 김범석 의장처럼 미국 국적인데도 2018년부터 OCI의 동일인으로 지정돼 온 것으로 나타났다.외국인을 동일인으로 지정할 근거가 명확하지 않다는 공정위 설명이 무색해지는 대목이다.한 위원장은 "OCI는 동일인의 친족이 경영에 활발히 참여해 동일인을 법인으로 바꾸면 규제 공백이 생긴다는 점에서 쿠팡과 다르다"며 "OCI 측에서도 동일인을 변경하려는 의사가 없었다"고 말했다.한 위원장은 추후 시행령이 개정되면 김 의장을 쿠팡의 동일인으로 지정하느냐는 질문에는 "시행령 개정안이 구체적으로 정해지지 않아 김범석의 지정 여부를 예단할 수 없다"고 말했다. 공정위는 시행령 개정과 별개로, 동일인 판단 및 확인 절차에 관한 지침을 연내 제정할 방침이다.서지영 기자 seojy@edaily.co.kr 2023.04.25 17:36
산업

공정위 사익편취 규제 완화...자산 7조원 높이면 대상기업집단 20개 줄어

공정거래위원회가 총수 일가 사익편취 규제, 공시 의무 부과 대상이 되는 공시대상기업집단(대기업집단) 지정 기준을 높여 기업들의 부담을 줄이는 제도 개편이 추진된다. 현행 ‘자산 5조원 이상’보다 높여 규제 적용 대상을 줄이겠다는 계산이다. 한기정 공정거래위원장은 26일 공정위의 2023년 주요 업무 추진계획을 윤석열 대통령에 보고했다. 대기업집단은 일부 대기업 규제를 적용받는 공시대상기업집단(자산 5조원 이상)과 상호출자 금지 등 전체 규제를 적용받는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자산 10조원 이상)으로 나뉜다.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 지정 요건은 공정거래법 개정에 따라 내년부터 자산 규모가 국내총생산(GDP)의 0.5% 이상인 기업집단으로 바뀔 예정이다. 공정위는 이에 발맞춰 14년 전 만들어진 공시대상기업집단 지정기준도 GDP와 연동하거나 기준금액을 상향하는 법 개정을 추진하기로 했다.윤수현 공정위 부위원장은 "GDP의 0.2% 또는 0.3%로 할 수도 있고 자산 기준액을 6조원이나 7조원으로 늘리는 방법도 있다"며 "(학계·법조계·이해관계자 등이 참여하는) 기업집단 정책네트워크의 의견을 듣고 저희도 연구해서 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김정기 공정위 기업집단국장은 "2009년 공시대상기업집단 제도 도입 이후 자산 기준이 변하지 않아 집단 수가 2009년 48개에서 지난해 76개로 58% 늘었다"며 "법 집행 대상 기업집단 수가 과다하게 증가했고, 중견기업의 부담을 무시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2021년 명목 GDP는 2071조7000억원으로 2009년 대비 71.9% 증가했다. 그러나 공시대상기업집단 범위가 좁아지면 기업집단에 대한 자율 감시 기능과 사익편취 차단 효과가 약화할 것이란 우려도 제기된다.공시대상기업집단에서 제외되면 계열사 간 주식 소유현황, 특수관계인과의 거래 현황, 순환출자 현황 등을 정기적으로 공시하지 않아도 된다. 총수 일가 일감 몰아주기 등 사익편취 규제도 적용받지 않는다.자산 기준액이 7조원으로 높아질 경우 공시대상기업집단은 지난해 5월 기준 76개에서 56개로 20개 줄어든다. 크래프톤, 삼양, 애경, 한국지엠, 하이트진로, 현대해상화재보험, OK금융그룹, 농심 등이 빠진다. 공정위는 이와 별개로 대기업 내부거래 공시 기준도 50억원에서 100억원으로 확대할 예정이다.공정위는 내달 중 기업집단 정책네트워크를 가동하고 공정거래법상 금산분리 제도(금융사의 의결권 제한, 지주회사의 금융·비금융사 동시 소유 금지), 지주회사 제도 등의 중장기 발전 방향도 모색하겠다고 밝혔다.윤 부위원장은 "금융과 비금융 간 경계가 흐릿해지면서 금융위원회도 금산분리 완화를 추진하고 있다"며 "완화냐, 구체적인 완화 내용이 뭐냐까지 말씀드리기 이르지만 규제가 강화되는 방향은 아니다"라고 말했다.공정위는 완전 모자회사 간 내부거래에 대한 사익편취·부당지원 규제 적용 범위를 축소하는 방안도 검토한다.다만 편법적 지배력 승계, 부실 계열사 지원 등은 엄정히 제재하고 총수익스와프(TRS) 등 금융상품을 이용한 부당 지원·채무보증 금지 규제 우회 행위 규율 방안을 검토할 예정이다.아울러 공정위는 기업집단 동일인(총수) 판단 기준, 변경 절차 등에 대한 지침을 마련하고 기업에 동일인 지정에 관한 의견 제시 기회를 부여하겠다고 밝혔다.외국인을 동일인으로 지정하기 위한 기준 마련도 계속 추진한다.윤 부위원장은 "외국인 동일인 지정 문제는 (미국 국적의 김범석 이사회 의장이 지배하는) 쿠팡만 관련된 사안이 아니다"라며 "산업통상자원부 등 관계부처와 협의해 원만하게 진행하려 한다"고 말했다.공정위는 동일인의 배우자나 2·3세가 외국인 또는 이중국적자인 기업집단이 최소 10여개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 2023.01.26 17:22
산업

최신기기부터 개별 편지까지...세심한 총수들의 '선물학'

연초부터 총수들의 세심한 선물이 화제다. 총수들은 직원들의 사기 진작을 위해 연봉은 물론이고 선물까지 직접 챙기는 등 살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새해 출산한 임직원에게 ‘깜짝 명절 선물’을 보냈다. 이 회장은 올해 출산한 여성 임직원 64명에게 삼성전자의 최신형 공기청정기를 선물했다. 임직원 가족의 건강까지 챙기는 세심한 배려가 담긴 선물이다. 이 회장은 선물과 함께 전달한 카드에 “가정에 찾아온 소중한 생명의 탄생을 축하하며 작은 선물을 준비했다”며 “사랑스러운 자녀가 건강하고 지혜롭게 자라기를 바라며 항상 가정에 행복이 가득하기를 기원한다”고 적었다. 이뿐 아니라 이 회장은 다문화 가정을 이룬 외국인 직원 가족 180명에게는 에버랜드 연간 이용권과 기프트카드를 선물한 것으로 알려졌다. 총수들은 임직원의 상황에 따른 맞춤형 선물로 호응을 얻고 있다. 최신기기, 홍삼, 호텔숙박권은 물론이고 개별 편지 등으로 임직원에게 감성적으로 다가가고 있다. 이재용 회장은 지난해 추석 때는 삼성 계열사 직원 중 다자녀 가정에 최신 모바일 기기를 선물했다. 또 장기 해외 출장 중인 직원 가족에게는 굴비 세트를 보내며 따뜻한 정을 나눴다.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지난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 때 자가격리 중인 임직원들에게 건강용품과 응원편지를 보내 격려했다. 당시 마스크, 손소독제, 액정닦이, 영양제 등 건강·위생용품들을 선물로 보냈다.구 회장은 ‘함께 이겨냅시다’라는 편지에 “코로나의 전국적 확산으로 LG가족 중에서도 어려움을 겪고 있는 분들이 있어 안타깝다”며 “지내시는 데 작은 도움이 되고자 마음을 담아 몇 가지 물품을 준비했다”고 적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는 지난 2021년 건물관리 직원까지 챙겼다. 최 회장은 서울 종로구 서린빌딩 건물관리 직원 300여 명에게 마스크와 홍삼 등 선물과 감사 카드를 전달했다. 깜짝 선물을 받은 이들은 서린빌딩에서 위생, 안전, 출입관리 등을 담당하는 협력체 직원이었다. 최 회장은 감사카드를 통해 “최선을 대해 주시는 여러분께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며 “다시 마스크를 벗고 건강한 모습으로 하이파이브할 날을 기다리겠다”는 메시지를 전했다. 또 최 회장은 지난해 대한상공회의소 수장을 맡은 뒤 300명의 대한상의 임직원에게 호텔숙박권을 쏘기도 했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작년 누리호 프로젝트에 참여한 임직원들의 노고를 축하하는 의미로 해당 임직원 80여 명에게 직접 격려 편지를 보냈다. 이와 함께 포상휴가와 특별 격려금도 지급했다. 누리호의 1차 발사 실패 때도 김 회장은 편지와 함께 과일바구니를 보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지난해 프로야구단 출범 40주년을 맞아 롯데 자이언츠 선수단 전원에게 스마트워치를 선물했다. 선수들이 가장 선호하는 선물을 추천받은 뒤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 2023.01.26 06:56
경제

'2인자 보류' 정의선, SK·LG와 달리 '원톱 체제'로 미래 구상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삼성·SK LG와 다른 노선을 택했다. 다른 총수들은 부회장단을 늘리는 추세였지만 정 회장은 부회장단을 해체하며 단독 체제로 경영 체계를 단순화했다. 정의선호 2년…사실상 부회장단 해체 19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가 예상을 깨고 대규모 임원 인사와 함께 변화와 혁신을 예고했다. 특히 아버지 정몽구 현대차 명예회장의 ‘가신그룹’이 모두 퇴진한 게 눈에 띈다. 유일한 전문경영인 부회장이었던 윤여철 노무총괄이 이번 인사에서 고문으로 물러났다. 이로써 현대차그룹의 전문경영인 부회장단은 0명이 됐다. 정몽구 명예회장 체제에서 부회장단이 14명까지 증가했다. 하지만 정의선 회장은 지난해 취임과 함께 김용환 현대제철 부회장과 정진행 현대건설 부회장을 퇴진시킨 바 있다. 이제 현대차그룹에서 부회장은 정의선 회장의 매형인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 1명만 남게 돼 사실상 부회장단 해체로 귀결됐다. 부회장단을 늘리고 있는 삼성·SK·LG와는 확연히 다른 행보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올해 3명(한종희·정현호·정영현)의 부회장을 승진시켰다. 최태원 SK그룹 회장도 장동현 SK 부회장, 김준 SK이노베이션 부회장 2명을 추가해 SK의 부회장단을 6명까지 늘었다. 구광모 LG그룹 회장도 권봉석 LG 대표이사를 부회장단에 합류시켰다. LG그룹의 전문경영인 부회장단은 4명으로 불어났다. 이처럼 삼성과 SK·LG는 부회장을 각 사업군의 ‘컨트롤타워’로 삼으며 지휘 라인을 체계화하는 모습이 뚜렷하다. 특히 2018년 총수가 된 구광모 회장의 경우 취임 후 신학철 LG화학 부회장과 권영수 LG 부회장 2명을 임명하며 부회장단에 힘을 줬다. 젊은 임원으로 물갈이…정의선 체제 본격화 반면 취임 2년 차인 정 회장은 다른 그룹과는 달리 '사장 직할 체제'로 지휘 라인을 잡아나가고 있다. ‘영 사장단’을 구축해 변화와 혁신을 도모하고 있다. ‘정몽구의 남자’로 불렸던 ‘올드 사장단’은 모두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다. 그동안 현대차를 이끌었던 이원희·이광국·하언태 사장이 모두 고문으로 내려왔다. 이뿐 아니라 외국인 임원인 피터 슈라이어와 알버트 비어만 사장도 디자인경영 일선에서 물러나 디자인 어드바이저 역할을 맡게 됐다. 이들을 대신할 후임 연구개발본부장으로 박정국 사장이 맡게 됐다. 아버지의 수족들이 물러난 자리는 정의선 회장이 꼽은 차세대 리더 후보들로 채워졌다. 사상 최대인 203명의 임원 인사를 단행한 정 회장은 신규 임원 3명 중 1명을 40대로 내세웠다. 대표적 인물이 추교웅 인포테인먼트개발센터장·전자개발센터장, 김흥수 미래성장기획실장·EV사업부장, 임태원 현대차 기초선행연구소장·수소연료전지사업부장이다. 이들은 부사장으로 승진하며 차세대 리더인 ‘사장 후보’로 이름을 올리게 됐다. 현대차 관계자는 “외부에서 보면 본격적인 정의선 회장 체제가 시작되었다고 볼 수도 있을 것이다. 예전처럼 1월, 2월에도 추가적인 임원 인사가 있다”고 말했다. 현대차는 삼성·SK·LG와 달리 당분간 뚜렷한 ‘2인자’를 두지 않는 구조다. 보통 부회장단이 총수를 보필하는 최측근으로 그룹의 2인자 역할을 해왔다. 업계 관계자는 “부회장이 오너가의 최측근이자 2인자 역할을 한다. 현대차의 경우 자연스럽게 2인자로 꼽혔던 정몽구 회장의 최측근들이 모두 물러나면서 물갈이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정 회장은 2인자 없이 본인이 직접 최전방에서 뛰면서 미래의 밑그림을 그려나가고 있다. 통합 모빌리티 솔루션 기업으로 전환하기 위한 변화와 혁신이 키워드다. 정 회장이 미래 산업을 선도하기 위해 차세대 리더 육성이 시급하다는 판단을 내렸다는 평가다. 현대차 측은 "그룹의 역량을 결집해 급변하는 글로벌 경영환경에 민첩하게 대응하고, 미래 지속가능한 사업 비전을 실현하기 위한 인사"라며 "완성차를 비롯한 미래 핵심 사업 분야에서의 글로벌 리더십을 확보할 수 있도록 노력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두용 기자 kim.duyong@joongang.co.kr 2021.12.20 07:01
경제

수소로 미래, 배당으로 개미 잡은 포스코 최정우호

포스코가 실적과 미래 성장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아나가고 있다. ‘통 큰’ 중간 배당을 통해 개인투자자의 마음까지도 잡고 있다. 여기에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은 국내외 기업 간 협력 강화로 수소 사업의 영향력을 확대하며 미래 청사진을 밝히고 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가 현대차와 함께 수소경제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포스코는 최근 현대차·SK와 수소기업협의체인 '코리아 H2 비즈니스 서밋'의 설립을 주도하고 공동 의장사를 맡기도 했다. 최정우 회장은 지난 8일 수소기업협의체 출범식에서 "포스코가 앞으로 우리나라에서 수소 사업을 가장 많이 할 회사다. 이산화탄소를 배출하지 않는 수소환원제철을 상용화해 철강 제조 공정을 근본적으로 혁신할 계획"이라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포스코는 지난해 ‘수소경제를 견인하는 그린수소 선도기업’이라는 비전을 제시하며 수소산업 진출을 공식화했다. 2050년까지 수소 500만t 체제를 구축하고 수소 사업에서 매출 30조원을 달성하겠다는 게 주요 골자다. 이를 위해 포스코는 수소환원제철 개발 등에 2030년까지 10조원을 투자하겠다고 발표했다. 수소경제를 향한 노력의 결실들은 하나 둘 나타나고 있다. 15개 회원사 총수와 대표이사들이 참석한 코리아 H2 비즈니스 서밋에서 포스코의 기술이 가장 많은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H2 이노베이션 어워드에서 포스코SPS의 연료전지 분리판용 정밀압연 및 성형 제조기술은 대상을 수상하는 영예를 안았다. 포스코 관계자는 이 기술에 대해 “수소연료전지 금속분리판의 핵심 소재인 스테인리스 스틸 Poss 470FC를 포스코SPS 고유의 정밀 극박 압연 기술을 통해 0.05㎜의 얇은 두께로 구현해 성형하는 기술”이라며 “후처리 공정을 통해 코팅 과정을 생략, 환경 유해 물질을 최소화하는 친환경 소재로도 우수한 평가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포스코는 환원제로 수소를 활용한 신개념 용광로 용법을 소개해 눈길을 모으기도 했다. 그동안 용광로에 철광석과 석탄을 넣는 철 생산 과정에서 이산화탄소가 발생될 수밖에 없었다. 이에 포스코는 석탄 대신 수소를 활용하는 혁신적인 기술로 이산화탄소 발생을 제로화하는 ‘수소환원제철’로 전환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포스코는 수소 사업 선점을 위해 빠르게 국내외 기업들과 협력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현대차와 GS, 현대중공업, 롯데정밀화학, 두산중공업, 한국수력원자력 등과 협력을 맺고 기술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 7일에는 GS그룹과 수소 사업 협력방안을 논의했다. 양사는 수소 분야에서 해외 프로젝트에 공동 참여하거나 블루·그린수소의 생산부터 활용까지 협력을 강화하기로 합의했다. 최정우 회장은 “수소, 배터리 등 빠르게 성장하는 친환경 시장을 포함한 다양한 사업 분야에서 그룹 차원의 협력 기틀을 마련하는 데 의미가 있다. 두 그룹의 협력이 국가 차원의 결실을 볼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컨설팅 업체 맥킨지에 따르면 글로벌 수소시장은 2050년 3000조원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이런 수소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포스코는 호주와 덴마크 등의 업체들과도 신재생에너지를 활용한 그린수소 생산 협력을 도모하며 속도를 내고 있다. 포스코의 실적 개선도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지난해 2분기부터 매출이 증가세이고, 올해 2분기에는 매출이 18조2925억원까지 뛰었다. 영업이익과 순이익도 각 2조2006억원, 1조8072억원에 달했다. 3분기 실적 전망도 밝다. 유진투자증권에 따르면 포스코의 3분기 매출은 18조9000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영업이익도 2조7200억원을 상회하면서 10년 만에 영업이익률 20%를 회복할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는 "나이스신용평가의 등급이 AA+ ‘안정적’에서 AA+ ‘긍정적’으로 상향됐고, 중국 철강사들의 감산 정책으로 수혜를 입고 있으며, 철강재 수급부담 완화 및 전방산업 수요회복 등으로 포스코에 우호적인 산업환경이 형성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포스코는 올해 중간 배당이 대폭 늘어나며 ‘동학개미’의 관심마저 끌었다. 지난해 398억원에서 올해 3025억원까지 증가하며 중간 배당 기업 중 최대폭의 상승을 보였다. 실적과 성장성이 부각되면서 외국인들도 지난 8월 30일부터 지속적으로 포스코를 순매수하고 있다. 김두용 기자 kim.duyong@joongang.co.kr 2021.09.14 07:02
경제

역대 총수 구속·출소에 출렁이는 주가…마이너스 손은 누구

대기업의 총수는 경영을 총괄하는 임무를 맡고 있다. 이에 총수의 구속은 경영 공백으로 이어진다. 반대로 총수의 석방과 출소는 기업 경영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주주나 투자자들이 총수의 부재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이재용 출소에 ‘동학개미’ 삼성전자 지분율 역대 최고 26일 업계에 따르면 각 기업은 총수, 오너가 이슈로 묶인 관련주들이 존재한다. 삼성의 경우 이재용 부회장이 대주주로 있는 삼성전자·삼성물산·삼성생명·삼성전자우·삼성SDI 등이 관련주에 속한다. 이중 대장주는 ‘국민주’로 불리는 삼성전자다. 구속된 총수들의 경영 복귀는 호재로 꼽힌다. 하지만 예외도 있다. 지난 13일 이재용 부회장의 가석방으로 주주들은 삼성전자의 주가 반등에 베팅했다. 하지만 오히려 급락하며 뒤통수를 맞았다. 13일 삼성전자는 전일보다 2600원(3.38%) 폭락한 7만4400원에 장을 마감했다. 반도체 D램 가격 하락으로 8월 들어 줄곧 하락했던 삼성전자 주가였기에 주주들은 호재가 도리어 역효과를 내자 패닉에 빠졌다. 삼성전자는 13일부터 20일까지 5거래일 연속 하락 마감했다. 올해 초만 해도 '9만 전자'를 넘어 ‘10만 전자’까지 바라봤던 삼성전자는 20일 7만2700원까지 수직 하락했다. 그러자 주주들 토론방에서는 “이재용 다시 들어가라”는 말들이 나오는 등 동학개미들의 분노가 멈추지 않았다. 3년 전인 2018년 2월 5일 이재용 부회장의 출소 때에는 3000원(2.14%)이 오른 삼성물산을 비롯해 총수 관련주들이 반등에 성공한 바 있다. 삼성전자도 0.46% 상승했다. 이처럼 ‘총수 출소=호재’ 공식을 체득한 주주들은 가석방 얘기가 나돌자 지속해서 삼성전자 주식을 매입했다. 이재용 부회장의 재판과 구속, 출소 과정에서 동학개미의 삼성전자 지분율은 역대 최대를 찍었다. 지난 1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개인이 올해 들어 지난 18일까지 삼성전자 주식 3억9420만주를 순매수했다. 삼성전자 총 주식수 59억6978만주의 6.60%에 해당한다. 이는 지난해 연말 기준 개인이 보유한 지분율 6.48%를 웃도는 수준이었다. 삼성전자의 개인 지분율은 지난 18일 역대 처음으로 13%(13.08%)를 넘어서기도 했다. 이는 10%가 채 되지 않는 국민연금을 앞지르는 지분율이다. 또 이재용 부회장 등 최대주주인 삼성 오너가(21.18%)와의 격차를 좁히는 결과를 낳았다. 삼성전자 주식을 보유한 개인투자자 수가 이미 500만명을 넘어선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들은 올해 외국인이 순매도한 2억4288만주와 기관이 던진 1억6142만주를 모두 받아냈다. 동학개미들이 삼성전자 주식을 사들이는 데 쓴 비용은 32조1278억원에 달한다. 총수 구속과 출소로 출렁이는 지주사 주가 역대로 총수의 출소는 주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특히 총수의 지분율이 높은 주식이나 지배구조와 관련된 지주사의 주가가 호의적으로 반응해왔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명예회장의 경우가 대표적이다. 2006년 6월 28일 횡령 및 배임죄로 재판을 받고 있던 정몽구 명예회장이 2개월 만에 보석으로 풀려나자 현대글로비스는 당일 2550원(8.24%)나 폭등한 3만3500원에 장을 마감했다. 당시 현대글로비스는 현대차그룹 지배구조의 정점으로 정몽구 명예회장의 지분율이 높았다. 그러자 개인투자자들은 현대글로비스에 적극적으로 베팅했다. 지주사 전환 이슈가 있었던 현대모비스도 1.29% 상승했고, 현대차 역시 0.13% 올랐다. 2014년 김승연 한화 회장 출소 때도 마찬가지였다. 부실 계열사 지원 등으로 배임 및 횡령 혐의로 재판을 받던 김승연 회장이 그해 2월 11일 장마감 이후에 집행유예로 풀려난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그러자 다음날 한화 주가는 700원(1.99%) 상승 한 3만59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2015년 8월 13일 출소도 지주사 SK 주가에 큰 영향을 미쳤다. 500억원에 가까운 계열사 자금 횡령 및 배임 혐의로 2012년 4년 형을 선고 받고 복역 중이던 최태원 회장은 광복절 특사로 풀려났다. 이에 SK는 6500원(2.14%) 오른 31만500원을 찍었다. 2013년 조세 포탈 및 횡령 혐의로 수감됐던 이재현 CJ그룹 회장도 2016년 광복절 특사로 출소했다. 그해 8월 13일 당일 CJ의 주가는 2000원(1.01%) 상승한 20만3000원을 기록했다. ‘국정농단 재판’에 연루됐던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2018년 10월 5일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로 풀려났다. 출소 당일에는 롯데의 주가가 200원(0.36%) 하락했다. 하지만 신동빈 회장의 집행유예 가능성이 커지자 출소 이전 한 달 동안 롯데의 주식은 15% 이상 상승세를 보였다. 반면 출소와는 달리 총수들의 구속 소식은 악재로 작용한다. 올해 1월 18일 이재용 부회장이 국정농단 재판에서 뇌물공여 등 혐의로 징역 2년 6개월의 실형이 선고되자 삼성그룹 주는 일제히 하락했다. 삼성전자는 3.41% 급락한 8만500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삼성물산은 6.84%이나 폭락했다. 삼성그룹 주 23개 중 22개나 하락했다. 정몽구 명예회장이 2006년 4월 28일 구속된 이후 다음 주식 거래일에 그 여파가 고스란히 주가에 반영됐다. 현대글로비스는 2550원(-7.5%), 현대차는 1600원(-2%)이나 급락했다. 업계 관계자는 “총수들의 구속과 출소 소식에 개인투자자들이 기민하게 반응하는 추세다"며 "최근 개인투투자들도 대기업의 지배구조와 관련해 공부를 많이 하고 수준이 높아졌기 때문에 대주주들의 수혜 종목 위주로 베팅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김두용 기자 kim.duyong@joongang.co.kr 2021.08.27 0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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